<한일관계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2019년 7월13일 페이스북

이 영 일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가 으름장을 넘어서서 한국기업에 실질적으로 고통을 줄 가능성이 분명해지고 있다. 현재 문재인 정권은 합리적인 해법을 마련하기보다는 역사의 시계바늘을 1세기 이전으로 후퇴시키는 저항민족주의-반일민족주의 선동에서 해법을 찾고 있는 듯하다. 여당 중진의 입에서 의병이야기가 나오는가하면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시민단체들의 이야기도 들린다. 여기에 맞서는 주장에 대해서는 토착왜구라는 프레임을 씌워 말조차 함부로 못하게 한다. 심지어 이순신의 배 12척으로 일본의 수백 척을 수장시킨 임진왜란시의 고사까지 들먹이면서 반일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려 한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런 넋 나간 소리가 일본의 경제제재를 푸는... 수단으로 등장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정권들 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반일은 통치의 자산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권의 인기가 폭락하거나 정권의 정책 실패를 호도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반일은 통치자산으로 쓰였다. 종군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등장한 소녀상문제도 그 명분을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가 높았던 정권의 산물이 아니다. 한일 간의 불행했던 과거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열기위해 1965년 한일국교는 정상화된 것이다. 그때 일본으로 부터 끌어낸 청구권 자금과 경협자금이 우리가 지금 이루었다고 자부하는 산업화의 마중물이었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그것이 역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일관계를 풀어가는 문재인 정권의 태도에 불안과 걱정을 떨칠 수 없다. 지금 국민들과 내외여론은 일본이 왜 이러한 태도를 취하게 되었는가 하는 경위와 까닭을 다 알고 있다. 원인과 까닭을 치유하는 데서 해법을 찾는 것이 옳은 순서다. 지금 이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배 12척을 끌고 명량대첩을 이룰 이순신 장군 같은 지략과 지도력을 발휘해달라고 요구할 어리석은 국민들은 없다. 제대로 된 정신을 가진 국민치고 이 시기에 반일의병에 나설 국민들이 얼마나 될 까.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나설 사람들은 있겠지만 그것이 한일관계의 확실한 해법이라고 생각할 국민들은 없다.
정부는 더 이상 한일관계의 비본질적인 문제로 상황을 호도하려 하지 말고 한일국교정상화를 이룬 역사적 배경을 되새기면서 일본을 격분시킨 이유를 우리 내부에서 찾아 정당한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 한일국교를 정상화시킨 협정들도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국제규범이라는 헌법정신에 입각해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주심이 되어 내린 판결을 새롭게 평가해야한다. 아무리 독립적인 사법부의 판결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한일 간의 우호관계를 헤치고 그로 말미암아 일본보다 국력이 약한 한국기업들에게 부담과 고통을 주고 그로인하여 국민경제의 약화를 초래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현명하고 애국적인 판결이 아니다. 국회는 법원의 판결이 국제규범과 충돌할 경우 그 효력을 제한하는 입법조치를 취해야 하고 이 기반위에서 관계각료를 문책한 후 대일 협상에 나서야 한다. 제발 의병운운, 불매운동, 임란시의 배 12척 같은 이야기는 절대로 꺼내지 말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더 보기

 

top

왜 미국은 중국에 강공책을 휘두르는가.

 

이 영 일 (대한민국 헌정회 통일연구위원장)

1. 들어가면서

 

바야흐로 미국과 중국 간에 무역 전쟁의 불이 붙었다. 우리가 미중 무역 분쟁을 전쟁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현재 펼쳐지고 있는 양국갈등이 흔히 국가들 간에 일시적으로 시작되었다가 끝나는 분쟁차원을 넘어서서 군사 대결만을 피할 뿐 그 밖의 모든 차원에서 양국이 승패를 다투기 때문이다. 지구 최강자들 간에 무역거래를 앞세운 격전이기 때문에 일반전쟁과는 달리 다른 나라들의 중립조차 허용치 않는 상황이다. 양대 강국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들은 선택의 딜레마를 피할 수 없다. 또 양대 강국의 틈바구니에서 갈등의 직접 영향을 받는 약소국들은 상황에 따라 대리전쟁(Proxy War)에 휘말릴 수도 있다. 현재 미중갈등은 양자 간에 자기 입장을 정당화하는 심리전차원을 넘어서서 구체적인 조치, 예컨대 관세부과, 물류와 자원이용, 기술의 이전까지의 통제를 포함한 봉쇄와 배제라는 심각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갈등도 본질적으로는 자원과 물류의 안전 확보라는 경제문제가 핵심이지만 이 해역에서 전개되는 미중갈등은 중국이 이 해역을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인공섬에 군사시설을 만들고 미국은 국제법상 중국영토가 아니라면서 항해 자유를 명분으로 해역침투를 강행한다.

한국은 미중 양대 강국의 틈바구니에 끼여 있다. 양국 중의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도 쉽지 않을 만큼 지정()학적으로 어려운 처지다. 한국은 미국과는 군사동맹 국가이며 중국과는 이른바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다. -이 관계의 정확한 의미는 중국만이 알뿐 한국인들은 잘 모른다. 이런 상황 하에서 한국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본고는 이하에서 왜 미국이 현시점에서 중국에 유례없이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이에 중국도 결사항전으로 맞대응하겠다고 나서는가를 총체적으로 개관하고 금후 한국의 진로를 검토코자 한다.

 

2. 미중간의 협력과 갈등

 

미국과 중국 간에 시작된 무역 갈등은 갈수록 확대되면서 양국 간의 패권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상호 협력적이던 양국관계가 이처럼 심각한 대립국면으로 치닫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집약한다면 미중 양국의 상대방에 대한 인식과 기대의 차이에 기인한다.

 

. 미국의 입장과 기대

우선 미국은 1960년대 후반부터 양성화되기 시작한 중소(中蘇)분쟁이 군사대결로 변해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냉전시대의 대 중국 봉쇄정책(Containment)을 포용(Engagement)정책으로 전환했다. 미국은 중소대립상황에서 중국을 옹호, 소련이 동유럽에서처럼 중국을 침공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면서 중국을 지원하였다. 미국은 대만을 외교적으로 희생시키면서 중국을 포용했다. 특히 미국은 중국에서 등소평(鄧小平)이 등장, 개혁개방정책을 펼치면서 경제발전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고 중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면 할수록 경제개혁에 상응하는 정치개혁이 이루어지고 인권상황도 개선될 것을 기대했다. 미국은 이러한 기대에서 중국경제발전에 필요한 두 가지의 특혜를 제공했다. 하나는 2001년 중국이 자유무역체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의 길을 터주었다. 다른 하나는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최혜국(最惠國)대우를 중국에 허용, 대미무역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최근 미중 간에 관세전쟁이 불붙기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중국 수입 물자에 4%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미국상품에 10%관세를 매겼다. 미국의 이러한 정책적 배려에 힘입어 중국은 연 평균 10%를 상회하는 경제성장을 달성, 201071일자로 총량 GDP에서 일본을 앞지르고 G2의 고지에 올라섰다.

 

. 경제 분야에서의 갈등 시작

미국의 공화당은 민주당과는 달리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이전부터 중국의 발전이 필연적으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 하에 중국의 실상을 치밀하게 분석, 중국제압전략을 준비해왔다. 미국공화당의 주류인 미국보수연합(ACU)의 이론가 Peter Navarro2011년 출간된 자기 저서 중국에 의한 죽음'(‘Death by China: Confronting the Dragon A Global Call to Action)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 노선을 뒷받침할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트럼프의 대선캠프에 뛰어들었다. 그는 트럼프 가 당선된 후 백악관에 신설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을 맡았다가 현재는 백악관 무역 제조업 정책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책의 요지는 중국 공산당이 불공정무역과 비관세장벽을 앞세운 보호주의로 미국의 산업과 취업 기회를 약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연간 무역적자 8000억 달러 가운데 절반이 넘는 5040억 달러가 중국에 의해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도 이 책에 담겨있다. 그는 중국을 불법적인 수출 보조와 불합리한 수입 관세 부과, 환율 조작, 짝퉁 생산, 사이버공격을 통한 지식재산권 침해,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제, 대규모 환경오염 등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국가로 묘사한다. 그는 이러한 중국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불공정하게 취득한 재화로 만든 중국산 제품에 45% 수준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저지시키며 지식재산권 및 사업 기밀의 대중유출을 철저히 차단하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 등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관세폭탄을 투척하고 정보통신 사업과 특히 G5사업에 대한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ZTE, 화웨이(華爲) 등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에 강력한 제동을 걸어 Navarro의 조언을 충실히 이행한다. Navarro는 중국처럼 국가자본주의와 중상주의로 나가는 세력이 세계시장에서 판치는 한 자유무역주의는 살길이 없다고 설파한다.

트럼프는 이들의 주장을 근거로 중국이 자유무역제도의 제반규칙-중국의 WTO 가입조건-을 준수하는 내부개혁을 단행하지 않는 한 고율관세를 계속 퍼붓겠다고 밝혔다. 서유럽을 비롯하여 G20국가들이 트럼프의 조치를 묵인하는 것은 그들 역시 중국과의 거래에서 유사한 아픔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 정치 분야의 갈등

중국공산당 제19차 당대표자대회는 미국이 중국을 정치차원에서 위협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시진핑 주석은 당 대회 연설에서 중국의 영광을 되찾자는 민족주의 구호로서 중국몽(中國夢)을 슬로건으로 내놨다. 그는 국가주석이 되면서 즉각 국민통합을 강조하면서 내치외교의 모든 분야에서 자기 1인 영도(領導)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경제, 외사, 인터넷통제 등 주요결정을 만들어 내는 영도소조 중 여섯 개의 주요소조의 조장을 시진핑 자신이 직접 맡으면서 친정에 나섰다.

또 중국경제가 일본을 앞선 현실에 비추어 중국인들의 생각도 새로운 상황에 맞도록 바뀌어야 한다면서 등소평(鄧小平)이 제시한 도광양회(韜光養晦)노선에 중국이 더 이상 묶여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왕후닝((王滬寧)등 시진핑의 책사들이 시진핑이 영도하는 새 체제의 명칭을 도광양회를 넘어선 신시대 중국특색적 사회주의로 바꾼 까닭이다. 이들은 나아가 시진핑이 중국몽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공산당이 그의 지도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국가주석의 임기제한조항을 개헌을 통해 삭제했다. 미국이 기대했던 정치개혁이 아니라 중국정치를 모택동 시대로 역행시키는 것이었다. 동시에 시진핑은 대내통치에서 인터넷 통신망을 철저히 통제관리, 외국포탈(미국의 Google은 물론 한국의 Naver, Daum)의 진입을 차단하는가 하면 화웨이(華爲)를 통해 주민들에 대한 감시체제를 강화했다. 인민해방군예산보다 대내통치와 주민감시에 쓰이는 공안예산을 훨씬 증액했다. 경제가 발전될수록 인권과 자유가 신장되는 것이 아니라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처럼 감시와 억제가 심화되었다. 또 시진핑은 중국내의 고질병으로 부정부패척결을 강력히 추진하지만 공산당원들 모두의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니다. 공산당원이 아닌 한 부정부패를 꿈꿀 수 없는 체제하에서 진행되는 반부패투쟁은 그것이 곧 정적(政敵)제거, 1인 독재강화를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신징위구르 지역에서 회교도 주민들을 강압적으로 집단수용, 시진핑 주석이 강행한 중국공산당의 세뇌교육은 소수민족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로 지적되고 있다.

 

3. 미중 패권싸움의 시작

 

현재 미중의 싸움은 누가보아도 패권을 둘러싼 갈등이다. 미국은 패권싸움 아닌 공정무역을 향한 가치투쟁이라지만 그것은 명분이다.

 

가 중국의 선공(先攻)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중국이 먼저 시작했다고 본다. 시진핑은 집권 후 최초의 미국방문에서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론을 제안했다. 미중양국이 서로 간에 다툼 없이 공동패자(共同覇者)가 되자는 것이다. 태평양은 넓기 때문에 미중양국이 대등한 권한과 책임을 갖자면서 패권을 미중양국이 공유하자는 것이었다. 미국이 수용할리 없다. 이 주장이 먹히지 않자 시진핑은 20171018일에 열린 19차 중국공산당 당 대회에서 중국의 당장(黨章)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적 사회주의로 개정하는 한편 당 대회 보고를 통해 이른바 양 백년발전계획구상과 중국제조2025을 선포한다.

양 백년 발전계획은 중국공산당창당 100(1921~2021)과 건국100(1949~2049)중 창당 100년이 되는 2020년에는 중국사회가 더 높은 단계의 샤오캉(小康)사회를 완성, 완벽한 복지사회를 이룩한다는 것이고 건국100년이 되는 2050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최강의 선진 국가를 완성한다고 하였다. 여기에 이르는 도정(道程)15년씩으로 나누어 2035년 까지 최고도로 완성된 샤오캉 사회를 이룩하면서 이 기간 중에 "중국제조 2025"의 과제로서 IT, AI, Robotics, Bio산업 등 10대 전략과제를 완성, 세계최강의 선진 국가건설의 토대를 다진다. 이어 2050년에는 지구 최강의 선진 복지국가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런 도발적 구상발표는 곧 모든 면에서 미국을 제압하겠다는 포부의 피력이다. 이것이 곧 시진핑의 정치상표(政治商標)가 된 중국 몽이며 1832년 세계 제1GNP국가였던 중국의 위상을 되찾자는 것이다. 이런 꿈을 이루도록 공산당이 시진핑을 밀어주는 힘이 임기제한철폐와 당장개정이다.

 

. 미국의 대응조치

미국은 이를 좌시할 리 없다. 하버드 대학교수 Graham Allison은 그의 예정된 전쟁이라는 책에서 고대 희랍전사(戰史)를 인용, Thucydides의 함정을 이론화하고 미중관계가 패권대결로 치달을 것인데 핵시대인 오늘날 대결이 양성화되면 지구파멸의 위기가 오기 때문에 긴 눈으로 양자관계를 조망하면서 협력의 방도를 안출해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2018104일 펜스 부통령의 미국 허드슨 연구소에서 행한 정책연설을 통해 누가 들어도 선전포고라고 할 만한 강도 높은 대 중국 비판연설을 했다. 연설 내용은 앞서 Navarro가 그의 저서에서 밝힌 중국공산당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낱낱이 예거했고 여기에 중국내 소수민족의 인권문제를 지적하였다. 또 시진핑 정권의 외교상표의 하나로 된 11(Belt and Road Initiative: 약칭 BRI)를 빈곤한 약소국에 외자제공이라는 함정을 파놓고 거기에 빠진 국가들이 채무불이행시 모든 이권을 빼앗아 가는 나쁜 행동을 한다고 지적하였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으로 수출된 중국 상품에 대해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관세폭탄은 보호무역주의를 지향해서가 아니라 중국의 불공정 무역태도를 바로 잡자는 것이며 이는 자유무역의 포기가 아니라 공정한 자유무역질서 확립에 필요불가결하다는 것이다. 중국이 자유무역주의 국제질서를 따르려면 외국투자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중국내부의 모든 제도를 개혁하고 체제내의 수많은 비과세 장벽을 제거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처럼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라는 것이다.

 

. 중국 측 대응

시진핑은 미국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모두 개혁하라는 요구에 대해 2의 남경조약을 체결하자는 것이냐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미국에 대해 전당(全黨)과 전군(全軍)이 나서서 결사 항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들은 무역관행이 거래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한 것인 만큼 이를 인정해야 하며 설사 기술을 강제로 이전시키거나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쟁송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도 1인당 GNP5000달러 미만이었을 때는 특허료나 기술료 등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선례가 많았다면서 유독 중국에 대해서만 강경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또 중국이 외국원조에 메여 살기보다는 오늘날처럼 자생력을 길러 큰 발전을 이룬 것이야말로 IMF나 세계은행이 바라는 이상이 아니냐고 따진다.

 

4. 금후의 전망과 한국의 선택

 

지금 세계여론은 미국 우세를 점친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을 완전히 제압하기에는 중국의 실력이 예상외로 강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 미국우세론

지금 미국은 역량 면에서 중국이 갖지 못한 두 가지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식량과 에너지의 자급이다. 중국은 세계 석유에너지의 8분의 1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지만 미국은 세일가스혁명으로 에너지를 자급하게 되었다. 여기에 미국은 우수한 대학과 기술수준, 젊은 인구(Demographic Index), 민주정치체제로서 자기 정화(淨化)능력이 강하며 아직도 군사력은 중국에 대해 압도적으로 위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은 이제 석유 개발 기구(OPEC)들을 의식 않고 세계정치를 주도할 수 있게 되었다.

 

, 중국우세론

영국의 사학자 Jaques Martin은 그가 쓴 중국이 세계를 지배할 때(When China Rules The World)' 를 발표한 데이어 이제 중국은 모방하는 나라가 아니라 창조하는 나라로 위상이 바뀌었으며 화웨이를 비롯한 첨단 산업분야에서 기술선도국가로서의 중국리더십은 미국을 앞서갈 뿐만 아니라 구매력가격(ppp)에서도 미국을 앞서갔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한다. 또 중국학자로서 옌쉐퉁(閻學通)은 그가 쓴 “2023년의 중국에서 바야흐로 중국은 세계재패를 도모할 모든 능력을 이미 비축했기 때문에 미중패권싸움은 지구전(持久戰)으로 버티면 미국은 중국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 한국의 선택

한국은 모든 여건에서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다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론은 타당성을 잃고 있다. 지금 한국에는 세계 최강의 미군 28,500명이 대한민국의 심장부에 주둔해 있다. 여기에 세계적 전략가의 한 사람인 해리 해리스(Harry Harrys)장군이 미국대사를 맡고 있다. 조선조 말기에 중국의 위안스카이(袁世凱)가 용산 병영에 3000명의 청나라 군대를 가지고 조선왕정을 쥐락펴락 하던 때와 지금 사정은 다르지만 외국군이 국가의 중심에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는 메시지는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지금 중국은 우리와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라는 중국식 표현의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 한국제일의 무역파트너로서 우리의 대 중국무역의존도는 26%에 이르기 때문에 중국에 등 돌리기도 쉽잖다. 그렇다고 한국이 미중양국에 양다리를 걸치는 헤징(hedging)전략을 택할 수도 없다.

결국 한국은 정부와 기업이 역할을 분담해야 하는데 정부로서는 한미동맹의 요구에 맞춰서 중국이 아닌 미국과의 협력에 중점을 두지 않을 수 없고 그러한 의지를 명시적으로 밝혀 미국의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지난 20여 년간 중국기업들을 상대로 벌여온 거래실적을 감안할 때 기업들 간의 거래관행과 상도를 벗어난 선택을 해서는 안 될 것이며 미중관계의 변화를 내다보면서 교류와 협력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도리밖에 없다. 한국정부는 미국이 한국기업들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대미교섭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현재처럼 중 무역 갈등상황 속에서 선택의 문제는 기업들 문제라면서 두 손 놓는 정부가 되어서는 안 도리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중국의 내부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트럼프의 강공으로 시진핑의 권력유지의 핵심인 주민상대로 촘촘히 짜여진 감시 체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1인 독재와 정치개혁외면에 대한 중국지식인들의 반발이 갈수록 높아지고 등소평의 도광양회 지지 파들의 움직임도 시진핑 정책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시진핑 주석 1인의 시한없는 독재 통치는 개혁개방시대라는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미국정부가 소련해체연구로 명성을 얻은 Kiron Skinner박사를 미 국무성 정책기획국장으로 임명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또 지난 6월 하순에 홍콩에서 들고 일어난 범죄인 송환법제정반대 시위는 중국공산당이 내세운 일국양제(一國兩制)가 커다란 시련에 봉착하게 되었고 하나의 중국을 인정치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동과 이에 부응하려는 타이완의 태도역시 시진핑의 중국 몽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

 

미중 양국 간의 승부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지구 최강들 간의 협상은 진행과 중단을 거듭하지만 내외정세에 비추어 중국은 미국의 공정거래요구를 끝까지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나름의 체면(面子)을 유지하는 선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공정무역절차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양자관계를 매듭지으면서 내일의 승리를 기약할 것이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수상이 미국은 상황이 바뀌면 언젠가 아시아를 떠날 터이지만 한국과 일본은 그때에도 다시 만나야 할 상대가 중국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는 항상 긴 호흡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견해에도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top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보는 시각

이글은 전 국회의원 이영일이 2019317일에 실시된 경동교회 청장년 평신도를 위한 월례교양강좌의 강의노트로 준비된 것입니다.

1. 왜 하노이가 선택되었는가.

<미국과 북한은 서로 다른 기대와 전략관점에서 하노이를 협상장소로 선택>

북한의 기대

김정은은 하노이는 베트남 전쟁에서 월맹이 미국을 사실상 패퇴시키고 그들 주도하에 베트남 통일을 완성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주석 김일성이 두 차례나 방문하고 원조했던 나라의 수도였다.

1973년에 베트남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파리평화협정은 월맹군에 대해서는 철수를 요구하지 않고 미국만 6개월 내에 철수토록 하고 월남정부, 베트콩 임시정부, 중도야당세력으로 민족일치화해위원회를 구성, 베트남 장래를 결정키로 합의함으로써 월남정부의 존속에 지극히 불리한 협정이었다는 사실에 김정은은 주목했을 것이다.

파리협정으로 미군이 철수한 베트남에서는 월맹과 같은 편인 베트콩과 반정부 친 공야당인 중도세력이 나서서 당시 반공 베트남 정부를 내파(內破-Implosion)시키는 상태에서 군사침공을 감행, 1975430일 사이공을 점령함으로써 무력통일을 완수한 사실에 김정은은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북한의 조선반도비핵화와 종전선언요구, 한국 내 종북(從北)세력의 육성 지원공작은 월남의 공산화통일을 성공모델로 삼는다. 당시 반공 베트남정부는 군사력이나 경제력에서는 공산월맹을 압도했지만 정신전력(모략전과 사상전)에서 극도로 취약, 결국 공산화되었음은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된다.

 

미국의 기대

베트남은 한때 미국과 사활을 걸고 싸웠던 적국이었지만 지금은 미국과 협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주요한 준 동맹국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에 트럼프는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월맹은 베트남을 통일시킨 후 도이머이(刷新)-(중국식 개혁개방)를 통하여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급속히 경제발전에 성공, 빈곤에서 탈출하고 사회주의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였다.

외교적으로는 반중국(反中國) 노선을 걸으면서 남중국해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위해 미군과 적극 협력하면서 베트남의 전략요충인 캄란만 기지를 미국에 사용하도록 내주면서 미국과의 안보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트럼프는 북한도 앞으로 베트남처럼 반중(反中)노선을 걸으면서 비핵화를 하고 개혁개방에 나선다면 빈곤에서 탈피, 베트남보다 더 잘 살 수 있는 국가비전을 꿈꿀 가장 적합한 모델로 하노이를 선택한 것 같다.

 

2. 북 양측의 전략 충돌

 

북한의 전략

김정은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조건으로 미국과 유엔안보리가 부과하고 있는 제재를 큰 틀에서 해제할 것을 요구하면서 내심으로는 제재의 부분해제로 타협을 이끌어내는 해법 즉 비핵화를 여러 단계로 나누고 매단계마다 하나씩 대가를 얻어내는 Small Deal을 기도했음

한반도 종전선언이나 개성공단재개, 북한철도에 대한 한국의 지원은 특별히 강조하지 않아도 하노이 회담의 결과로 당연히 주어질 것으로 예단하면서 주요제재의 해제에 역점을 두었음. 북한이 이런 결정을 하는 데는 문재인 정부의 두 가지 조치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가 원한다면 북한의 경제발전에 필요한 모든 부담을 한국이 떠맡겠다는 입장을 하노이회담 전에 발표했고 특히 225일 청와대 대변인은 종전선언은 이번 정상간 회담에서 틀림없이 이뤄질 것으로 단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과 대번인의 이상의 발표를 지켜보면서 Biegun특사가 대표하는 한미워킹 그룹에서 한미 간에 이러한 주장에 양해가 성립된 것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선 작년 3월에도 한국의 방북 특사들은 미국을 방문, 김정은 면담결과를 트럼프에게 보고하면서 김정은이 말한 조선반도의 비핵화북한의 비핵화로 왜곡, 보고하고 김정은에게 비핵화의지가 확실하니 정상회담에 응하라고 권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을 속인 것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한번도 사용한 일이 없었으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핵 국가인 주한미군의 완전철수와 유엔군사령부의 해체, 주일미군의 대북공격 가능성 까지를 차단하는 북한의 최대 안보정책개념을 줄곧 주장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핵 없는 한국은 문제 삼지 않고 북한에서 대량살상무기로서의 핵과 그 운반수단, 생물학적 무기의 총체적 포기를 비핵화로 이해했다.

김정은은 하노이에서 영변 핵개발 시설 포기의 대가로 최소한 종전선언을 비롯,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재개 등 남북한관계 발전부문에서라도 미국이 제재를 푸는데 동의해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빗나갔다.

 

미국의 입장

트럼프는 싱가포르 회담을 마친 후부터 북 핵을 다룰 외교카드로서 흔히 말하는 Big Deal을 구상했다. 즉 미국이 요구하는 대량살상무기로서의 핵과 그 운반수단(ICBM) 및 생화학무기를 북한이 포기한다면 미국은 북한과 수교하는 한편 필요한 경제 원조를 제공, 베트남이상의 경제적 부를 누리게 해주면서 북한이 스스로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구상했다.

트럼프는 북한의 핵문제와 그 배후가 되는 중국문제를 별개로 보지 않고 중국을 경제적으로 강력히 견제함으로써 북한의 비핵화와 탈 중국 화를 획책하고 있다. 싱가포르회담 다음날인 2018613일부터 대 중국경제 제재, 즉 관세폭탄을 퍼붓기 시작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바로 1:1로 직접 대화함으로써 중국이 의장국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하던 6자회담모델을 깨고 미국과 북한이 양자 간에 핵문제를 해결할 여건을 만들었다. 지금 중국은 북한문제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을 만큼 강도 높은 미국의 대중국견제망을 뚫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을 배후에서 응원해주었던 중국과 러시아가 냉전시대처럼 북한을 도울 수 없는 상황을 경제적으로 조성, 북한이 자력으로 미국의 비핵화공세에 대처하도록 몰아가고 있다.

하노이에서 트럼프는 북한의 Small deal책략에 매력을 잃고 No Deal을 선택했다. 이는 미국 국내정세가 트럼프의 우선순위에서 북한보다 더 중요한 상황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Small Deal은 역대 미국정부가 실패해온 길이기 때문에 미국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컸다. 여기에 자기를 향한 Michael Kohen의 기자회견, 비상사태선언에 대한 의회의 반발 등도 No Deal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이 지난 15개월 동안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자제해 온 점을 참작,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조치를 북한에 대한 보상으로 연장해 주고 있다.(싱가포르 회담이후부터 실시)

 

3. 금후의 전망

착한 강대국은 없다.

한국이나 북한은 어느 경우에나 국제정치차원에서는 플레이어(Player)가 아닌 말이다. 강대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이나 북한의 차이를 크게 의식하지 않으면서 그때 그 때의 자기들의 국익에 비추어 유리한 선택을 해왔다. 구엔 반 티우 월남대통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닉슨은 파리협정에 조인한 후 월남에서 철군하면서 유사시 파병하거나 공중지원을 다짐했다. 그러나 미군철수 후 닉슨은 Watergate사건으로 대통령 직을 물러났고 닉슨을 승계한 포드가 요구한 베트남지원법안이 의회에서 폐기된 직후 베트남은 공산화되었다.

한국은 월남과 다르다.

미국은 중국견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패권도전을 결코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평택은 미국의 해외주둔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할 가장 큰 군사기지다. 미국이 중국견제에 힘을 쏟고 있는 한 북한이 원하는 주한미군의 철수는 어렵다. 또 북한이 중국의 묵인과 협력 하에 핵과 미사일을 보유한 사실자체를 미국은 전쟁도발상태로 보기 때문에 핵 폐기 없는 종전선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북한 종전선언의 허구성

북한의 도발로 시작된 6.25동란을 북한은 민족해방전쟁이라고 부른다.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에게 종전선언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종전선언을 내세우는 것은 한반도 정세를 제2의 월남사태로 유도하려는 평화공세에 불과하다. 미국의 대중국견제가 실행 중인 상황에서 북한의 위장평화공세가 먹히기 힘들 것이다.

ICBM만 포기하면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묵인할 것이라는 설.

ICBM을 포기하면 북한의 핵무장은 유명무실해진다. 핵 운반수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 개발한 핵탄두 장착의 ICBM을 없애는 것은 북한입장에서는 핵무기의 포기와 다름없다. 북한이 핵과 ICBM을 떼어서 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중단조치가 갖는 의미

네 가지 주장이 있다. 15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핵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보상 설 훈련경비의 과다 설(트럼프의 공식명분) 미래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합동군사훈련이 필요하다는 전통적 주장을 북한에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설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불신 설 등이다.

트럼프기 말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에 수억 달러가 들어간다는 주장은 과장이다. 실제로는 1400만 달러 정도다. 현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항의 불신설이다. 첫째 동맹은 공동의 적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 한국정부는 북한을 주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한다. 둘째 남파간첩에 대한 한국정부의 체포, 단속의 약화나 부재다. 이 때문에 합동군사훈련에 수반되는 비밀의 유출을 미국 측이 우려한다고 한다.

한국의 선택

한미동맹의 강화와 북한의 체제변화유도가 핵 폐기의 지름길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상황 속에서 한국은 세일가스로 에너지문제를 해결한 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한의 체제변화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대화와 교류도 북한체제변화유도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이 사라진 상황 하에서 김정은은 결국 미국의 빅딜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길로 나가는 것이 국익을 실현하는 길이다.

그러나 80평생 통일과 안보문제를 공부해온 필자로서는 작금년처럼 우리 정부와 국익개념이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민하기는 처음이다.

----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