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 대세론의 함정
한나라 당 대세론의 함정
한나라 당은 지금 이명박 씨를 대선후보로 선출하고 선거운동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그러나
궁금한 것은 아직도 한나라 당이 두 차례의 대선패배에서 그들이 얻은 교훈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밝히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흔히 이회창 후보의 자식병역문제를 말하기도 하고 김대업 씨를 앞세운 네거티브 공작이라고도 하지만 과연 그것 때문에 모든 유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나 대선에서 패배했단 말인가.
관전(觀戰)하는
입장에서 보면 한나라당 후보는 경쟁상대방의 강점을 정확히 읽지 못한 데 그 패배의 원인이 있었다.
한나라당 후보는 항상 여론조사의 수치에 일희일비하면서 상대방에 앞서면 안도하는 행태를 보였고 그 경향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범여권후보들과 비교할 때 특이할 만큼 높은 지지도를 근 1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도 50%를 상회하는 지지도가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여망이 그만큼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여론조사의 수치는 고정불변이 아니고 항상 변하기 마련이다. 조사결과는 국민지지를
얻어낼 유리한 여건일 뿐 그대로 전부 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범여권 후보가 정해지고 조직전과 선전전이 본격화되어 후보 간의 TV토론이 생중계되기 시작하면
후보들의 허상 아닌 실상이 보임에 따라 지지도에도 큰 변화가 올 수 있다.
또 우리의 대통령선거는 여론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으면서도 여론조사 못지않게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큰 변수가 많다. 자기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의 승리를 필사적으로 저지해야할 세력들도 적잖다.
천재적인 선동정치가로서 지역감정을 정치무기화 하는데 성공, 집권의 꿈을 이룬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분도 한나라 당 집권저지에 가세하고 있다. 북한의 노동당도 한나라당의 집권저지를 공언했다.
여론조사는 후보명단에 오른 조사대상자에 대한 지지도나 선호도를 나타낼 뿐 선거에 미칠 이러한 세력들의 공작이나 활동의 강도를 표시하거나
반영하지 못한다.
여기에 TV방송 등 주요매체, 권력, 자금을 여당이 장악, 통제하고, 여기에
분단국가에서 통치의 큰 밑천이 되는 남북관계도 이용하는 것이 여당이다. 이점에서 여권 후보는 결코 여론조사에
나타난 수치만으로 그 강도와 역량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지금 한나라당의 상황대처는 너무 안이하다. 높은 여론지지도에 자족하면서
정책공약으로서의 대운하실천 여부를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대선실패는 정책빈곤 때문이 아니었다. 1997년의 실패는 이인제 후보를
붙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여론조사의 수치만 믿고 자파의 승리를 확신한 나머지 권력분점을 매개로 하는 세력연합을 외면하고 우군끼리의 결속마저 소홀히 했다.
현재 이명박 후보는 지지도는 높지만 이회창씨 때보다 여권의 수성(守成)공세가 더 필사적이고 더 처절한 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한나라 당이 서둘러야 할 중요한 과제는 정권교체를 희구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하는 통일전선작업을 추진하는 한편 우군끼리의 결속을
가일층 강화해야한다.
정권교체희구세력들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활성화하기위해서는 이번 대선을 통한 정권교체가 이명박 후보 개인의 정권쟁취가 아니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 모두의 여망실현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우군끼리의 결속을 강화하려면 통 크게 공동정권수립을 약속하면서 선거운동진영도 공동정권의 요구에 걸맞게 편성하고 실천해야한다.
왜냐하면 이번 대선은 한반도의 진운이 뒤바뀌는 역사의 신국면을 어느 세력이 주도할 것인가를 다투는 한국정치사상 가장 중차대한 선거이고
또 한나라 당도 다시금 실패해서는 안 될 선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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