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만이 통일의 길을 연다
한반도 비핵화만이 통일의 길을 연다.
(월간 憲政誌 2007년
1월 호)
이 영 일
북한은 6.15선언을 남북화해와 교류협력이 아닌 한국내정에 간섭하는 명분으로 악용하고
있다.
금년 1월 1일 북한은 그들의 공동사설형식의
신년사를 통해 한나라당을 비롯한 남측의 보수반동세력이 6.15통일시대의 흐름을 가로막고 재집권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피를 물고 날뛰고 있다”고 비난하고 특히 지난 4일에는
북측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한나라당 재집권은 남조선 내부문제만이 아니다”면서 “통일운동단체들이 6.15민족공동위원회를
모체로 하여 (중략) 남조선에서 반보수 대연합을 결성, 친미반동 보수 세력을 짓부수라”고 선동했다.
북한은 이처럼 6.15선언을 들먹이면서 전례 없이 남한 내정에 간섭해 오고 있는데 이 추세를 방치하면 조만간 “6.15선언”의 “우리끼리”를 명분으로 한국이 북한의 핵우산 밑으로 들어오라고 요구할지도 모른다.
현재 북측이 내세우는 6.15선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과의 평양회담 후 국민들에게 밝힌 선언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김 전 대통령은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은 완전히 사라졌고 김정일 위원장은 통일 후에도 미군의 한국주둔을 양해했다”고 밝혔다.
또 조만간 북한도 중국처럼 변화할 것이고 그 변화의 연장선상에서 평화와 통일의 꿈이 실현될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주었다. 6.15선언은 이런 정치효과를 발휘함으로써 김대중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김대중 씨가 말 한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을 맞고 있다. 현시점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는 주변국가들 간에 합의된 동북아 안보의 관건적 과제다. 그러나 북한은 핵 실험을 감행, 남북한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일방적으로 깨트렸다.
동시에 그들은 중국의 지도층들이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권면했던 개혁개방은 거부하고 만류했던 핵실험을 단행하여 그 성공을 전체 인민의
대축제로 환호하고 있다. 지금 북한의 지향은 핵 포기가 아니라 핵보유국으로 대우받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은 결과적으로 남북한 간에 유지되어온 군사균형을 깨트렸고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의 안보상황에 심각한 위기를 조성하였다.
북한은 핵전장터(Theatre nuclear)이기에는 국토가 협소하여 핵 선제공격을 받은
후 보복공격을 단행할 전략적 종심(縱深)없다. 따라서 북한이 핵무장을 한다고 해서 그들의 안전이 확보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핵을 보유함으로 해서 핵공격을 받을 구실만 제공하게 된다. 또 핵확산방지에 역행함으로써 국제적 제재만 불러온다.(유엔안보리
결의 1718).
주지되는 바이지만 북한의 핵실험은 북한이 이룩한 경제발전, 산업발전, 과학발전의 결과가 아니다. 전체인민을 굶주리게 하면서 핵 암(暗)시장에서 고가로 매입한 핵기술로 추진되고
시도된 핵실험이었다. 북한 핵이 대량살상무기로 확고히 자리를 잡으려면 더 많은 시간, 돈, 기술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아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실험은 남북한 관계에서 6.15선언을 무효화시켰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대한 희망을 앗아갔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핵무장으로 치닫는 북한’과 ‘비핵화를 지향하는 한국’은 이제 안보체계마저 근본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에 그 단계가 높건 낮건 간에 서로 연합(Commonwealth 또는 Confederation)이나 연방(Federal Government)으로 묶이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더욱이 유엔의 제재가 계속되는 한 인도적 차원 이외의 남북교류협력도 어려워졌다. 한국은 또 작년 10월 한미국방장관회담에서 본 바와 같이 1992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으로 미국이 이 땅에서 빼내간 핵
무기에 다시 의존하지 않고는 북한의 핵 공갈로부터 국가의 안전을 지킬 수 없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변화로 6.15선언은 사문화되었다.
이제 정부는 존재이유를 잃은 6.15선언의 폐기를 공식화해야 한다. 북한이 남한의 친북세력을 앞세워 북한의 핵우산이라도 수용하여 전쟁을 막고 평화를 누리자고 떠들 꼬투리도 없애고 북측이 한국의 대통령선거에 끼여 드는 내정간섭의
빌미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6.15선언의 폐기를 서둘러 공식화해야한다. DJ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그
용도가 오래전에 끝나버린 6.15선언을 북한이 더 이상 악용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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