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문대통령

 

안병렬 교수(연변 과기대)

 

지금 문대통령의 인기는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경하할 일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도 참 다행이다. 그러나 나는 그 인기가 독이 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그 인기 최고의 여론으로 하여 오만에 빠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야당에서 그렇게도 반대하는 몇 몇 장관을 끝내 임명하는 걸 보아도 그렇다. 너희들 떠들어도 나는 국민만 보고 간다는 오만함이다. "보라. 이래도 국민은 나를 지지하지 않으냐?" 하는 것이다. 이 오만은 큰 화근이 될 소지를 마련하는 법이다.

 

게다가 더욱 위태로운 것은 대통령의 독선이다. 대통령도 만능이 아닌데 만능처럼 지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4대강 보를 열어라." "원전을 중단하라." "최저 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라.." 등은 대통령이 지시할 일이 아니다. 마땅히 해당 부서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시행하여야 할 전문분야로 그 부서에서 연구, 검토 공론화하고 결정해야 할 일이다. 이런 과정도 없이 대통령이 이런 걸 직접 챙기면 해당 부서는 정책 기능은 없어지고 실무 책임만 수행하는 하부 기관으로 추락하게 된다.

논어에 보면 공자에게 농사짓는 법을 묻는 대목이 나온다. 이에 대한 공자의 답변이 놀랍다. "자기는 농사짓는 법에 대해서는 농부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이 자세가 중요하다. 농사는 농부에게 맡기고 장사는 상인에게 맡겨야 한다. 그게 현명한 것이다. 그래야 나라 일이 제대로 돌아간다. 만기친람(萬機親覽)은 옳은듯하지만 결국엔 어리석은 짓인 것이다. 아무리 위대하다 할지라도 제 아무리 지혜롭다 할지라도 다 아는 것도 아니고 또 다 할 수 있는 것도 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다 아는 양 다 할 수 있는 양하니 자꾸 위태롭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4대강의 보를 헐어라 마라 하는 것은 오랜 논란이 있어왔고 아직도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를 헐어라 하는 일방적 지시는 너무 조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참으로 큰 국가 백년의 대계이다. 그런데 이를 하루아침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갑자기 문을 닫는다면 앞으로 에너지 문제는 어떻게 하려는가? 수조원 투입된 그 사업을 그렇게 쉽게 내팽개칠 수 있는가? 당장 그 방면 전문 교수들이 들고 일어나지 않은가? 원전 피해를 크게 당한 일본에서조차 그 원전을 닫지 못하는 걸 보면 원전 나름으로 득이 있지 않은가? 최저임금 문제도 그렇다. 노동자를 살리려다 중소기업을 죽여 결국 노동자를 죽인다고 아우성이 나지 않은가이런 알들은 하루 이틀에 갑자기 지시하여 고칠 일이 아니다.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할 사안이다.

끝으로 위태로운 건 북한 핵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이다. 이에 대해서 대통령의 고뇌가 무엇보다 크리라 짐작한다. 이에 대해서만은 그가 독단하여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방부도 외교부도 통일부도 있지만 다 자문일 뿐 결정권자는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이 문제에서 너무 이상적인 안일한 꿈을 꾸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곧 위태롭게 보이는 것이다. 미국에 대해서는 조금만 참으라 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조금만 기다리라 하며 그 사이 핵도 사드도 필요 없는 상황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그렇게만 된다면야 얼마나 좋으련만 그게 어린아이 같은 이상이라 위태하게 보이는 것이다. 자칫 미국의 신뢰도 잃고 중국과는

더 원수가 되는 그런 안팎곱사등이의 신세로 전락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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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통령에게 내 목숨마저 맡기고 살아야 하는 우리 신세도 조마조마 위태위태하게 느껴진다. 좀 예측 가능한, 그리고 상식이 통하는, 그런 여유로운 삶을 즐기게 정치를 할 수는 없을까? 문대통령님, 우리 좀 느긋하게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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