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증 목사의 시국에 대한 소견을 소개한다.

 박상증 목사 이력 : 1960∼80년대 국내 1세대 에큐메니컬 운동가이자 전 세계 에큐메니컬 진영에서 활동한 몇 안 되는 국내 인사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간사, 세계교회협의회(WCC) 간사,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총무,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 원장을 역임했다. 90년대 후반부터는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참여연대 공동대표(10년 재직)를 거쳐 지금은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Good Society Issue Letter 2010년 8월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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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문제도 보면, 4대강 문제라기보다 대 정권 투쟁같이 보입니다. 4대강 이슈로서 토론했으면 좋겠는데 정권 심판 이렇게 나오니까 그것에 대한 종교계의 참여라는 것을 '좀 더 선별적으로 해야 될 것 같다'라고 생각합니다. 정권 타도가 목적이 아니잖습니까. 옛날 군사정권이고 유신체제라면 또 다른데 합법적으론 어느 정도 민주화되어가는 과정에서 큰 역사적인 흐름 속에서 봤을 때 프로세스입니다. 프로세스 속에서 야당도 있고 여당도 있고 하는 것인데 교회라고 하는 것이 정당정치에 휘말려 들어가지고 어느 한편에 선다 하는 그런 입장은 내가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제가 4대강 문제도 반대 발언은 많이 들었습니다. 찬성 발언은 한 번도 못 들었습니다.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4대강이라고 하는 것이 어느 만큼 우리나라 역사에서 국민들에게 해로운 것이냐 하는 것을 정말 정확하게 해주려는 노력은 없고, 내가 은평구에 사는데 이번에도 보니까 정권심판이더군요. 그런데 “정권심판은 좋은데 은평구에서는 무엇을 할 꺼냐?”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까? 그런 맥락에서 NCC가 그렇고, 가톨릭 신부가 그렇고, 불교가 특히 강하게 반대하는 것을 볼 때 내가 동참하기 어려운 운동같은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사회자:

  그러나 정권타도를 액면에 내세우지는 않지요. 환경이나 생명문제를 중심 이슈로 삼아 논리를 전개합니다.

  박상증 목사:

  그런데 생명도 김지하는 다른 차원에서 하잖습니까?. 생명도 여러 가지로 사람들이 이야기를 합니다. 그것을 이루려는 생동감과 시민을 감동시키는 비젼(Vision)은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대정부 저항이라고 하는 것은 유신시대의 저항과 선별해서 우리가 식별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덮어놓고 정부 반대하는 것이 시민의 역할이다 하는 주장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와서 그걸 느낍니다. 내가 예전에 몇 번 행사가 있어서 영산강에 갔습니다. 그런데 나는 영산강이라고 하는 강이 옛날에 큰 강인줄 몰랐습니다. 전남 나주에 있는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건 김대중 때부터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근데 다리 건너가는 곳에 등대가 있더군요. 아주 흙에 파뭍혀 있는 등대가 뭔가 했더니 ‘옛날에 포구였다’는 겁니다.

  그러면 영산강을 살리는 것이 뭐가 그렇게 나쁘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지사도 좋다고 하고, 시장도 좋다고 하는데 왜 민주당은 반대합니까? 그러면 4대강 문제도 영산강을 빼고 해야지 않겠습니까?, 내가 볼 때 영산강을 2번 가보고나서 느낌이 있는데, 4대강 떠드는 사람을 동조 못하겠습니다. 그러면 나한테 영산강에 대해서 설명을 해줘야지요. 정권심판론은 내가 봤을 때 교회가 지양해야 될 성격이 좀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도 오늘 중앙일보 보니까 김상근 등등이 미국 가서 역설을 하고 다니는 모양입니다. 미국에 그들이 가서 애기할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들은 내가 미국에서 민주화운동 할 때 같이 이야기하기 어려웠던 사람입니다. 그건 분명합니다. 친북파이니까요. 교민들 돈 모아서 이북에 보내주고 왔다갔다 하는 역할은 그것까진 좋지만 그 사람들하고 같이 일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사람들이 계속해서 김정일하고는 친한데 소위 보수정당 이명박 정권은 타도해야 할 정권으로 인식했습니다. 그런 식인 시민운동은 과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동승하기 어려운 부분이 없잖아 있습니다. 교회의 사회참여라고 하는 것은 NCC가 반대하고, 가톨릭 신부들이 반대하고, 주교회의가 반대하고, 불교도 반대하는데 박상증 목사가 '니가 뭐가 잘났다고 혼자 떠드느냐?'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잘난 건 아니지만 그에 대해서 저는 비판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개신교에서 한기총과 함께 간 것도 아닙니다. 한기총은 나같이 에큐메니칼 운동을 하는 사람은 빨갱이로 봅니다. 그러면 에큐메니칼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현재 한국의 NCC의 모든 주장을 그대로 다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비판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난 그런 입장입니다.

  박상증 목사:

 촛불시위를 주도했던 사람들은 그 운동을 어떻게 자체 평가하고 있는지 모릅니다만 나는 촛불이 반미 반정부행동의 상징이 되는 것에 어떤 모순을 봅니다. 말없이 자신의 몸을 녹이면서 빛을 비치는 희생의 상징인 촛불이 저항과 부정의 상징이 되는 것을 두 번 봤습니다.

  죽음을 가져온 사건 광우병 걸린 고기를 반성없이 국민에게 먹이는 정부라는 선동! 나는 일련의 사건을 통하여 내가 소년기에 겪었던 남한단독정부 부정을 앞세우며 북한정부수립을 위한 비밀선거에 동참을 강요하던 세력과 촛불시위에 비추어진 소위 선거부정의 정서에 어떤 역사적 연결고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쟁과 평화를 선거전에 이용하는 데마고그적인 전략도 Populist의 Propaganda로 보는 것은 단지 내가 나이 먹고 역사현실을 분명히 보지 못할 만큼 노쇠해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나는 역사는 큰 하나의 Process고 그 프로세스를 완벽하게 설명하려는 이념이나 사상에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입장을 가지고 에큐메니컬 운동과 시민운동의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마 그래도 실패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회자:

 종교의 사회 참여에 대한 깊고 넓은 지식과 탁견을 나눠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시초에 로마의 정교일치에서 시작해서 정교분리로 사회와 종교의 역할관계가 정립된 과정,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교회가 해온 역할, 4대강 사업이나 촛불시위 등 현안과 관련된 종교의 사회참여 이슈에 대한 바람직한 시각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또 4대강, 광우병 촛불시위 등 최근의 이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핵심적으로 정리를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 내용 중 종교의 사회참여는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 ‘균형감각이 있어야 한다’는 표현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것들이 결국 요즘에 종교의 사회참여가 지향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중요한 사항을 짚어주시고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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