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게만 보이는 MB의 리더십
이영일 (전 국회의원)
정계를 떠난 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오늘의 국가상황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가시 지 않는다. 내가 읽고 느끼는 시국상황과 MB대통령이 보는 그것 간에 너무 차이가 큰 때문인 것 같다. 나보다 더 많은 정보와 참모를 가진 대통령의 판단이 나의 그것보다 더 나을 것으로 보지만 그러나 내 마음의 답답함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MB를 둘러싸고 있는 참모들의 면면을 보아도 아무 답이 없어 보이는 것도 답답함의 원인이지만 오늘의 남북한 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처리하는 정치과정에서 들어난 MB외교팀의 문제해결능력의 미숙이랄까 모자람에도 답답함의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
MB는 자기가 삶에서 배운 이면공작을 통해 정상회담을 뚫어 김정일의 대남공세를 완화시키려 시도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MB팀워크가 이를 잘 감당할 것 같아 보이지 않는 것도 나를 답답하게 한다.
천안함 사건 처리과정에서 들어난 MB정부의 수많은 실수, 특히 국방부 발표의 말 바꾸기, 외교통상부의 중국 다루는 솜씨, 유엔과 아시아안보포럼(ARF)에서 들어난 한국외교의 수준 등이 하나같이 국민들의 신뢰를 빼앗아갔다.
한 국가를 유지하는 국가권력의 의미를 제대로 소화한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 MB의 치국 스타일 역시 나를 답답하게 한다. 최근 개각과 새 총리임명도 나를 답답하게 한다. 좋은 분들을 선발했겠지만 시국의 需要에 걸맞지 않는 人選들이 나를 답답하게 한다.
국가안보, 외교, 통일 문제를 자기인생의 수업과정에서 한 번도 자기문제로, 자기의 실존적 관심사로 내면화시킨 경험이 전무한 사람을 분단국가의, 그것도 외교안보문제가 주요현안으로 되고 있는 정부의 국무총리로 선택하는 MB의 속내나 안목의 의미를 읽기 힘들다는 점에도 나의 답답함이 있다.
G20의 준비라는 명분으로 외교 경제 팀을 그대로 두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북한의 공세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누차 표명하면서도 한 번도 그 실체를 보여주지 못하는 국방장관을 그대로 두고 잇는 것도 나를 답답하게 한다.
국방부 장관은 앞으로 全 전선에 걸쳐 심리전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가 북한의 공격공세에 주눅들어 심리전을 포기했다. 또 전 세계 심리전 역사를 통해 적에게 언제부터 심리전활동을 개시한다고 사전에 발표, 적의 반발공세를 유도하고 그것을 빌미로 심리전을 포기하자는 국민여론을 일으킴으로써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오히려 반정부세력들이 천안함 사건을 역이용, 지자제선거의 유리한 고지를 장악케 한 국방부장관을 왜 감싸고도는지 나는 답답할 뿐이다.
그간 MB외교는 한미관계측면에서는 오바마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한 것 같다. 그 덕분에 G20회의를 유치하고 핵 안보정상 회담을 한국에 유치한 것은 성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태도를 한국을 지지, 존중하는 방향으로 몰고 갈 많은 카드를 제대로 활용 못한 것이 아쉽다. 천안함 사태의 경우 박근혜 전 대표를 중국특사로 활용했다면 성과를 기대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중국외교의 철학이나 전통, 스타일을 잘 모르고 MB에게 직보(直報)만 잘하는 駐中대사는 중국의 對韓 공갈외교의 통로로 잘 활용되었을 것이다. 이것도 나를 답답하게 한다. 당 내부에서도 초당외교를 못하면서 야당과의 초당외교를 기대하겠는가. MB의 이러한 포용력 부족처럼 보이는 측면도 나를 답답하게 한다.
MB의 개각은 이제 시작되었고 끝나지 않았는데 결국 자기 대선캠프에서 일했던 분들을 총동원해서 임기 후반을 함께 하려는 듯한 개각인선은 국민들에게 결코 큰 감동을 주기 힘들 것이다. 이런 인선이 과연 국민통합에 기여할 것인가.
젊고 참신한 인물의 선택은 바람직하지만 시국의 수요를 충족, 반영시키지 못하는 인선은 대통령의 지도력을 약화시킨다. 이것도 나를 답답하게 한다.
이제는 정운찬 전 총리의 사표를 반환시켜 다시 데려오지않는 한 총리공백이 장기화할 것 같다. 신재민 문광장관 후보의 낙마가 유인촌 문공장관을 유임시킨 것 처럼 말이다. 정말 답답함의 연속이다. 嗚呼라 이 답답함의 굴레에서 언제쯤 벗0어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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