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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인선에서 본 공인의식과 국어실력

 

공인의식과 국어실력

이 영 일
지난 2 25일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전 국민에게 새로운 꿈과 비전을 심어주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은 그의 대통령 당선과 입지전적 삶을 감동적으로 지켜보면서
정권의 열등성으로 인하여 초래된 우리의잃어버린 10을 되찾게 되리라는 희망을 너나없이 나누어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선보인 제1차 장관 내정자 면면들은 국민들에게 큰 실망과 좌절을 느끼게 하였다. 물론 각료인선기준을 한 사람 한 사람의 전문성의 측면에서 보면 모두 합격선을 통과했을 것이다.


학력이나 경력을 중심으로 평가한다면 탁월한 인물들을 선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회 청문과정을 통하여 밝혀진 문제점은 그들의 장관으로서의 가치관 속에 과연 이 시대의 한국을 각 분야에서 이끌어 나갈 공인의식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분들인가를 의심케 할 요소들이 들어났다.


결국 장관내정자의 정책 수행 능력이나 전문성 등에 대한 검증에서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 탈세, 병역특혜, 이중국적, 논문표절 등에서 의혹이 불거져 일부 후보자들이 사임했거나 곤욕을 치렀다.



지금 국민들이 정부의 각료에게 요구하는 것은 성직자들 수준의 도덕성을 갖추라는 것이 아니다. 각료들도 시장경제질서 하에서 사는 국민으로서 당연히 다가올 노년에 대비해서 재테크를 할 수 있다.


재테크의 방법 가운데는 요즈음에 와서는 금융자산을 키우는 펀드나 주식투자도 있지만 과거에는 부동산투자가 가장 보편화된 재테크의 방법이었다. 장관후보자들도 이런 재테크를 하였다고 해서 그것이 불법이나 자기 권력을 남용한 행위가 아닌 한 특별히 비난받을 수 없을 것이다. 골프회원권을 장만할 수도 있고 공기 맑은 곳으로 집을 옮길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재테크를 하되 공인의식을 가진 재테크냐 여부이다.



한 인간의 공인의식의 측정기준은 그의 언어 즉 국어사용 수준에서 나타나는데 이번에 낙마한 세분 각료 내정자들은 그들의 국어사용 수준에서 공인의식의 결핍을 들어냈다. 대한민국이 하나의 단일민족국가라고 해도 경제적 유복 층이 사용하는 언어와 빈곤층이 사용하는 언어의 의미 권(orbit of communication)간에는 차이가 있다.


정부에서 일할 장관의 언어는 서울 강남의 부유층에서 통하는 국어여서는 안 된다. 전체국민이 용납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국어여야 한다. 그러한 국어를 사용할 능력이 곧 공인의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에서 나온 장관후보자들의 국어는 한 평론가가 인용한 다음의 글에서와 같이 어처구니없는 수준이었다..
땅을 사랑해서 샀을 뿐 투기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답변은술을 사랑한 것일 뿐 음주운전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 “검사결과 암이 아니라서 오피스텔을 남편에게서 선물 받았다는 답변도 있었다. “부부가 교수인데 재산 30억 원은 다른 사람에 비해 양반인 셈이라는 해명도 서민 울리기 좋은 발언이었다.


딸이 고등학교에 수석입학 해 수석을 유지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갔다는 해명도 있었다. 시가 2억 원 상당의 골프회원권을 싸구려로 샀다는 답변도 그의 가치관 속에 공인의식이 겨자씨만큼이라도 들어 있을까를 의심케 한다.


주로 낙마한 분들에게서 나온 발언이지만 옹색하고 황당한 변명으로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앞으로는 공인의식으로 무장된 국어실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느냐 여부가 장관인선의 주요기준이 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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