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한중문화협회가 1942년 10월11일 당시 중국의 임시수도 충칭(重慶)에서 창립된 지 어언 70주년을 맞습니다. 이 뜻 깊은 역사를 기리기 위해 저희 협회는 두 개의 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중국 푸단(復旦)대학 石源華 교수가 저술한 한중문화협회연구(中韓文化協會硏究)를 한국어로 번역, 출간(500페이지)하고자 합니다.다른 하나는 한중문화협회창립의 의의와 앞으로의 과제를 모색하는 대규모 국제학술회의를 개최, 한중간의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도출하고자 합니다.
일상적으로는 잘 거론되지않는 사실(史實)이지만 조선(朝鮮)의 망국(亡國)은 일본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 때문이 아닙니다. 일본이 1910년 군대로 조선의 궁성을 포위한 가운데 이또히로부미가 조선왕을 강권으로 위협, 일본에 합병하는 조약을 강제체결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따라서 우리나라는 일본이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한다고 해서 자동(自動)으로 독립될 수 없는 법적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다행히 카이로 선언, 포츠담선언을 통한 연합국들의 지지로 독립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되는 데는 3.1운동 이래 부단히 전개된 우리 민족의 끈질긴 항일독립투쟁의 결과였습니다. 동시에 1942년 한중문화협회 창립을 계기로 한국독립의 당위성을 연합국 수뇌들에게 일깨워준 중국의 외교적 협력-특히 카이로 선언발표-에도 힘입은 바 큽니다.
당시 중국은 정식으로 수교하고 있는미국과는 중미문화협회(中美文化協會), 소련과는 중소문화협회를 창립하여 민간들 간의 우호협력을 도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국가도 정부도 없는 한국임시정부를 상대로 중한문화협회 창립을 지지한 것은 한국의 해방과 독립을 정당한 것으로 믿고 이를 지원하겠다는 강력한 의사표시였습니다.
중국이 연합국들의 의견불일치로 한국임시정부에 대한 정부승인은 유보했지만 정부승인에 거의 준하는 기구로서 중한문화협회를 창립한 것은 한국의 독립운동과정에서 중국이 보여준 값비싼 응원으로서 한국의 독립운동사에서 갖는 의의가 실로 지대하였습니다.
중국은 1942년 韓中文化協會의 창립을 기반으로 해서 1943년 카이로에서 열린 연합국 수뇌회의에서 한국의 독립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유도하고 이것이 기초가 되어 1945년 독일의 포츠담에서 열린 일본항복조건에 관한 연합국선언에 한국독립조항을 포함시키는데 필요한 외교적 지원을 제공해주었습니다.
한중문화협회가 창립된 지 3년 후에 일본은 패망했습니다.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펼치던 大韓民國臨時政府 指導者들이 還國하고 大韓民國政府가 수립되었습니다. 임시정부지도자들 가운데서 趙素昻선생(臨時政府 當時 外交部長)은 한중문화협회의 창립으로 표현된 1942년의 한중협력정신이 광복된 祖國 大韓民國(當時는 大韓民國臨時政府)에서도 계속 승계, 발전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귀국후 한국의 수도 서울에 韓中文化協會간판을 내걸었습니다.이후 조소앙 선생이 6.25전쟁시 납북되어 1958년 북한땅에 묻히고 생존한 동지들이 1965년 한중문화협회를 재건하고 정부의 외교통상부에 등록함으로써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제 한중문화협회는 어언 창립 70돌을 맞습니다. 1949년 신 중국이 탄생한 이후 臺灣으로 주소를 옮긴 中韓文化協會는 이제 명칭을 中韓經濟文化基金會로 바꾸었습니다. 서울의 한중문화협회가 韓中修交 후 관계를 단절했기 때문입니다. 한중문화협회는 中國代表權을 가진 중국과의 우호협력단체이며 중국의 일부가 된 대만을 상대로 하는 민간우호단체의 길을 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에는 한중수교 후 韓中友好協會가 조직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중문화협회가 옛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中國國際友好連絡會 등 민간외교단체와 제휴, 활동을 지속하는 이유는 한중문화협회창립이 한중관계의 역사에서 갖는 의의가 크고 이 정신의 토대위에서 한중 양국 인민들 간의 우호협력이 계속 증진되어야 한다는 역사적 당위를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한중문화협회는 7만여 명의 중국유학생들이 모두 한국에서 성공하고 돌아가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생활에서 필요한 법률지식 자료, 한중문화협회 附設 人權委員會를 통한 無料辯論 등 법률구조활동, 한중관계의 역사와 한반도의 현실에 대한 교양강좌, 한국문화강좌 등을 실시하고 전국 15개 支會를 통해서도 한국유학생활에 따르는 苦情을 청취, 이를 해결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또 60여만 명의 中國國籍노동자들의 권익옹호를 위해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 독립 운동가들이 중국대륙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시절에 중국인민들에게 진 우정의 빚(友情債)에 보답하기 위해서입니다. 저희 협회의 70주년 기념사업들은 이상의 뜻과 목표를 이루는데 기여하자는 것입니다.
한중문화협회는 앞으로도 사업의 대상과 범위를 넓혀가면서 정치외교차원의 과제보다는 사회 문화 분야의 교류협력에 역점을 두면서 한중양국이 하늘이 맺어준 隣邦으로서 서로 이해하고 서로 돕고 서로 우정을 나누는 동아시아 공동체를 이뤄나가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을 기약합니다.
2012년 9월
사단법인 한중문화협회 회장 이 영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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