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정상회담'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2.27 [이영일]한중정상회담을 위한 제언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중 정상회담을 위한 제언

한중문화협회 총재 이 영 일

오는 7 7일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중국방문이 시작된다. 노무현대통령은 방중기간동안 후진타오 중국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하여 중국의 명문 칭화 대학에서의 연설과 학생들과의 대화시간이 예정되었다고 한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5월과 6월 미국과 일본을 방문, 각각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그러나 중국방문에 앞서 가진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 노무현 대통령의 정상외교는 성공적이었다는 자찬과 더불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비판적 시각도 만만찮았다.
작년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그의 탁월한 외교역량에 대한 기대 때문이거나 그의 참모진의 우수성 때문이 아니었다. 깨끗한 정치, 국민을 속이지 않는 투명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다수의 여망을 업고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내외의 상황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가장 유능한 외교대통령을 필요로 한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 공약했던 동북아 경제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도 탁월한 외교역량이 필요하고 북한핵문제로 조성되고 있는 위기극복을 위해서도 대통령의 수준 높은 외교역량이 요구된다.


이번 한중정상회담은 이러한 시대의 요구와 국민들의 여망을 실현하는 성공적 외교가 되어야 한다. 어쩌면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 외교에서 다수의 국민들이 섭섭하거나 미흡하게 느꼈던 부분들을 보완하는 외교로도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의 중국상황에 관한 통찰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간 중국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선입관을 가지고 있다. 첫째 중국은 안보 면에서 북한과는 순치(脣齒)관계로 맺어진 혈맹으로서 매우 친북적이다. 둘째 중국은 공산국가로서 개혁과 개방을 통해 대내통치에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경제분야에 한정된 것일 뿐 정치분야에서는 공산당 일당독재를 계속 추구할 것이다. 셋째 중국은 그들의 전통적인 중화사상에 입각, 아시아 대륙에서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강대국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이러한 선입견이나 가정은 바뀌어야 한다. 우선 중국을 친북 일변도 국가로 보아서는 안 된다. 2002 9월 장쩌민 주석은 11년 만에 북한을 방문하였으나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는 귀국성명에서 북한을 과거처럼 순치 관계라는 표현 대신에 산수상련(山水相連)의 이웃으로 표현하였다.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중국식을 본받지 않고 이른바 '우리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는 태도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되었다. 지금 중국 전인대 상임위원장 우방구어(吳邦國)는 그가 경제부총리로 재임할 당시 북한이 그들처럼 개혁개방을 해야한다고 공공연히 역설하였다. 또 작년 16차 공산당 대회 이후 새로 구성된 9인 정치국원들은 6.25전쟁 당시 초등학교에 입학할 연령이었던 인사들이며 문화대혁명 시절에 엄청난 고초를 겪다가 등소평의 개혁개방으로 오늘의 중국을 이루어낸 데 대해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 세대들이다. 또 당이나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직접 방문해 본 인사는 청칭홍 부주석과 이장춘 정치위원이며 그 밖의 인사들은 북한을 방문하지 않았거나 대표단의 수행원으로 북한을 다녀온 사람이다. 이들은 대내적으로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3개 대표이론에 입각, 자산가계층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고 금년 제 10차 전인대 대의원으로 당선된 자산가 출신 대의원 133명은 중국이 헌법을 개정, 사유재산을 보장할 것을 공론화 하는 것도 묵인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중국은 대미무역흑자 800 여 억불이 중국현대화의 중요한 물질적 기초로 인식, 미국과의 대결을 적극 회피하는 한편 주변정세의 안정과 한반도의 비핵화가 중국의 국익에 절대 필요한 요건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대북 강경책으로 북한이 급작스럽게 붕괴할 경우 중국동북지방으로 몰려들 수백만의 난민 유입사태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북 핵문제해결을 위한 군사적 접근은 반대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방중목표를 양국 간의 실질문제를 다루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즉 북 핵 문제에 관한 양국입장 조율에만 몰두하지 말고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동북아 시대를 열어나갈 한중양국의 협력문제를 더 한층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동시에 미국이 제기하는 북 핵문제해결을 위한 다자 회담도 한반도 비핵화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는 계기로 삼을 것을 제안, 중국 측의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 이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중심개념 하는 한반도 평화장치 마련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한중관계는 주룽지 전 중국 총리의 표현대로 전면적 협력관계로 발전했다. 한중관계는 비단 경제뿐만 아니라 군사 안보 면에서도 협력이 증대되고 있다. 이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단순한 수사의 교환을 넘어서서 그간 이루어진 협력을 실질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 그리고 교류협력을 한층 더 심화시키는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