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대통령만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
부시 미 행정부의 이라크 공격이 일방적이고 정당성이 없다는 비판이 타당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부시의 대북 정책이 한반도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이라는 식의 비판 역시 타당하지 않다. 한반도가 현재 당면한 위기는 북한이 2002년 10월 초 당시 방북한 미 대통령 특사 켈리 국무부 차관보에게
고농축 우라늄(HEU)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시인하면서 비롯됐다. 북한의 HEU 프로그램은 1991년
서명한 남북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1994년 제네바 미·북
간 핵합의를 위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부시 행정부는 선제 공격을 핵심으로 한 부시 독트린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부시 행정부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북한과의 대화를 일·중·露가 참여한 6자 회담 형태로 진행하면서 핵무기
계획을 포기하면 에너지 지원과 관계 개선에 나설 것임을 설득해 왔다. 그런 미국의 대북 정책이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킨다고 비판한다면 어처구니가 없다.
김정일의 핵개발 목적과 인권탄압을 외면하는 세력의 저의는 무엇인가
사실 제대로 된 이성을 소유한 지식인이라면 북한이 핵무기 카드를 이용해 겨냥하고 있는 목표가 정치적으로는 한·미 동맹의 와해이고 군사적으로는 주한미군의 철수에 있다는 것을 모르기 어렵다.
전체주의적인 김정일 정권의 폭압적인 인권 탄압이 극에 달했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북한의
주장과 똑 같이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킨다고 주장하면서 최근 미 의회에서 통과된 북한인권법을 비판하는 세력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기야 역사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세계가 일치된 적은 거의 없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7년 베를린을 방문해 장벽 앞에서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게 당장
장벽을 철거할 것을 요구했을 때도 그랬다. 서유럽을 포함한 거의 모든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정부와 언론
그리고 시민 단체들은 레이건의 그 같은 요구가 너무나 도발적이어서 평화를 위협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는 레이건의 의지가 단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르바초프가 소련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글라스노스트(개방)와 페레스트로이카(개혁)에 나선 이유 중 하나가 레이건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훗날 공개된 구소련의 공식 문건들이 입증한다.******
이 점에서 부시 행정부가 김정일 정권의 핵무기 카드가 갖는 본질을 정확히 읽고 지금까지의 입장을 고수할 경우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 즉,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핵무기를 포기하고
지구적 표준(global standard)에 맞는 방향으로의 개혁을 하지 않으면 관계 개선과 지원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 레이건이 소련을 개혁시킨 것처럼 북한도 개혁시킬 수 있는 것이다. 부시의
재선이 한반도에서 갖는 역사적 의미를 찾는다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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