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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해(如海)포럼: 통일부장관들과의 대화를 참관하고

통일꾼이영일 2011. 6. 19. 00:11
여해(如海)포럼: 통일부장관들과의 대화를 참관하고
 
2011년 6월19일 오후 5시 경동교회에서 여해 강원용 목사님의 서거 5주기를 기념하는 포럼이 통일부장관을 역임한 세분의 전직 장관과 현재의 현인택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말머리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오랫동안 통일부 고문을 역임하고 또 통일고문회의 의장을 역임하신 여해 강원용 박사님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오늘 세분 선배 장관님들의 말씀을 통해 많은 가르침과 혜안을 얻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통일부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이홍국 박사는 포럼인사에서 강원용 목사님이 크리스천아카데미운동을 통해 한국사회의 각 분야에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추구하는 대화운동을 펼쳐 오셨음을 회상하고 특히 여해 선생이 생애의 후반부에 평화포럼의 결성을 주도, 각계각층을 망라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혜를 모으기 위한 대화모임을 적극 추진했던 뜻을 살려 오늘 모임이 마련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 목사님의 서거 5주년을 맞는 오늘날 남북한 간에 대화마저 막힌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하고 오늘 자리를 같이한 두분 장관님들과 제한된 시간내에 뜻잇는 대화를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현인택 장관까지를 합하여 통일부장관이 35명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오늘 모인 사람이 역대 통일부장관의 의사를 전부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제한 후 북한을 보는 자기 소회의 일단을 밝혔다.


이홍구 전 장관은 북한은 세계사의 진운에 따라가는데 실패한 정권이라고 지적하고 여기에 남북한 간에 대화에 의한 문제해결을 어렵게 한 큰 원인이 있다면서 통일의 절실성을 느끼지 못하는 세대로 국민의 대다수가 바뀌어 가는 현시점에서 통일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진지한 국민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맨 먼저 주제토론에 나선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은 강 목사님과 자기는 1968년 크리스천 아카데미의 대화모임에 초청받은 것을 계기로 여러 차례 자리를 함께 했고 특히 통일부 고문회의 부의장(대통령이 의장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의장)으로 강원용 목사님을 모실 당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는 조건을 달아서는 안 된다고 꾸중하는 말씀을 듣고 그 후 대북정책입안에서 목사님 말씀을 귀감으로 삼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건 없이 남북한 간에 인도적 지원이 이루어지는 대화의 시대가 곧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가 김대중 정권시절 소위 햇볕정책의 전도사역할을 하던 자기 입장이 마치 강 목사님의 말씀에서 연유된 것 같은 표현을 했다.


김영삼 정권시절에 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을 역임한 김덕(金悳) 교수는 현 정부의 비핵개방3000 정책은 북한에게 끌려가면서 북한을 지원하는 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도출된 정책이라면서 김대중 정권시절은 그당시로서는 햇볕정책을 펼 칠 필요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MB정권의 새 통일접근 정책이 나온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접촉을 통한 북한의 변화유도가 햇볕정책의 목표인 것처럼 보이나 그 정책은 전혀 실효가 없었다고 비판적 견해를 밝히고 아울러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을 해봐야 소용이 없겠지만 국제정치차원에서는 그보다 더 나은 대안도 없다고 말하고 그간 MB정권의 대미정책이 상당한 성과를 얻고 특히 내년도에 핵 정상회담을 한국에서 개최하게 된 것은 외교적으로 성과가 크다고 평가하면서 북핵 해결을 위한 다각적 노력을 주문했다.

김덕박사는 이어 북한은 어떠한 경우에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대통령 보좌관(성명미상)의 말을 인용하면서 북의 핵 포기 가능성을 비관하면서도 그러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당장 성과는 없더라도 그 길을 통한 해결을 꾸준히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제 MB정권도 지금까지 추구해온 대북정책을 변화된 현실의 요구에 맞게 재검토해야 할 때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정은에로의 승계문제는 김정일처럼 연착륙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북한공산정권이 당장 붕괴한다거나 공산정권이 변질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정권내부의 소수자중심의 권력다툼이 정권의 붕괴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한 정치학자의 말을 인용했다.


포럼의 좌장인 이홍구 전 총리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소형 원폭으로 25만명의 인명이 살생되었는데 그중 2만5천명의 한국인이 목숨을 잃었음을 상기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 없이는 우리는 평화도 통일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키신저가 지구 최대의 군사국가인 미국과 러시아, 지구 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 중국, 일본이 마주앉아 4자간 대화로 북핵문제를 해결 못한다면 지구상의 어떠한 문제도 협상과 대화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음을 상기하면서 우리 한반도는 지난 100년의 역사에서 보면 매우 불운한 길을 지내왔으나 이제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북한은 지구상에서 지금까지 상궤를 이탈한 예외의 길을 걸어왔지만 영원한 예외는 없기 때문에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는 통일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임동원 씨는 이날 마지막 발언에서 우리는 너무 핵문제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핵문제가 중요치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제2차 대전 이후 핵보유국 수는 늘었지만 핵무기가 실제로 사용된 일은 없었다고 운을 떼었다.

 이어 그는 핵무기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한반도의 전쟁가능성이라면서 한국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21기의 핵발전소가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될 경우에는 현재의 북 핵보다 더 큰 재앙이 닥칠 수 있음을 경고하고 남북한이 대화를 열어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전쟁예방의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은 클린턴 대통령 당시에는 핵 무기화 과정의 5단계 중 제1단계의 낮은 수준이었으나 이것도 미국과 북한간의 제네바 합의로 북한의 핵개발은 중단, 억제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이 대북 적대정책을 강화한 결과 북한 핵 무기화는 이제 3단계를 넘어 소형화, 경량화를 통해 미사일에 탑재하는 단계로 발전시키는 도정에 오른 것 같다고 북측 주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그는 이어 현 정부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당국 간 대화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북한은 자기들이 천안함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사과할 리 만무하고 연평도 사건에 대해서는 민간인 피해에 대해서는 일단 사과했기 때문에 더 이상 추가로 사과할 까닭이 없을 것이라면서 전쟁을 방지하려면 대화를 열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임동원 씨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비극에 북의 대남공격가능성을 연결시키면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뒤엎으려는 정책공갈을 펴고 있다고 느꼈다. 이러한 접근은 지난 지자제 선거 시 야당이 천안함 사건을 역이용하여 전쟁공포를 유발,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 압승했음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였다.


그가 말한 이날 발언의 주된 논지는 다음 선거 시 야당의 종북 세력과 북한의 호전세력이 연대, 북한의 미사일을 앞세운 전쟁위협을 무기로 하여 한국유권자들에게 원전폭파가 가져올 가공할 위협을 모면하려면 대북 유화세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공갈함으로써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무력화시키고 대북햇볕정책을 내세우는 세력의 승리를 도모하려는 책략의 일면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포럼에서 이홍구, 김덕 두 분 전 장관들은 상식적으로 판단컨대 합리적 견해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임동원 씨는 북한의 경제적 실패나 3대에 걸친 세습독재, 대남 도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현시점에서 북한이 내놓고 있는 주장을 그대로 옮기고 있었다. 나는 이날 국내 일부 우익들이 임동원 전 장관에 대한 색갈론적 평가가 지나친 편향이 아님을 오늘 그의 발언을 통해 확인하게 된 것이 마음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