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꾼마당/통일꾼에게

베토벤의 기쁨에 드리는송가 이야기

통일꾼이영일 2010. 10. 14. 20:15
2010년 10월 10일 경동교회에서 박종화목사님이 설교하신 말씀중에 나오는 이 귀절은 통일꾼으로 살아가려는 나의 마음에 너무 뜨거운 감동을 주어  여기에 올립니다.  

前略.....훌륭한 음악가 베토벤의 이야기입니다. 아시는 대로 베토벤이 57세를 살았는데 28살에 청각 장애를 얻었으니 인생의 절반은 잘 들을 수 있었지만 그 이후에 정작 음악활동을 할 때는 청각 장애를 얻어서 귀머거리로 지냈습니다. 귀머거리가 되고 난 뒤 4년 후에 형제들에게 이런 유서를 썼습니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혹시 청각장애가 나을 수도 있다는 희망 속에 살았지만 속아서 살았습니다. 낫지 않는 군요. 들을 수 없는 운명, 감각이 없는 운명 속에 음악의 작곡가가 된다는 것이 부조리입니다. 잠시 후면 내가 인생을 마감할 겁니다. 형님들. 불운한 존재 용서하세요.”

그리고 하나님께 호소하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하나님, 내게 마지막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한 순간만 허락해 주십시오. 너무도 오랫동안 음악을 듣는 기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한순간만 허락해 주십시오.” 이것이 유서인데 유서대로 되지 않고 불후의 명곡들을 작곡했습니다. 어느 날 실러(Friedrich Schiller)라는 시인의 책을 받아보았는데 그 책 이름이 독일말로 , 기쁨에 드리는 헌사, 환희의 송가, 이런 뜻입니다.

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신들의 광체를 발하는 기쁨이여, 모든 생명체를 삼키고 마시니 그대의 태양이 날아가듯 기쁨이 날아가리라. 온 인류여 기쁨 속으로 들어가 하나가 되자. 기쁨이여 오라.” 이 시가 너무 아름다워서 56세 때, 죽기 바로 1년 전에 베토벤이 작곡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기쁨에 드리는 찬가, 이 곡이 56세 때, 비엔나의 쾨른텐 극장에서 공연이 되었는데 사람들이 일어나서 박수를 쳤습니다. 본인은 아마 광경만 보고 듣지는 못했을 겁니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베토벤 심포니 9번의 마지막 곡입니다. 저는 이 사실 하나를 보면서 ‘죽고 싶다. 생명이 끊어질 것이다. 정말 죽고 싶다.’ 라고 생각했던 베토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작곡가가 들을 수 없다는 것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슬픔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죽지 않고 실러를 통해서 곡을 건졌는데 그 뒤 160년이 지났습니다.

1989년 12월 24일 밤, 한국시간으로는 12월 25일 저녁 시간입니다. 동독과 서독을 막았던 장벽이 무너지고 통일의 기쁨이 다가옵니다. 브란덴부르크 성문 광장 앞에서 수많은 관중이 모여 있습니다. 그 때 모든 청중이 약속이나 한 듯이 기쁨에 드리는 송가, 실러의 가사, 베토벤의 곡을 동-서독의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서 불렀습니다. 지휘도 아름다웠고 노래도 아름다웠는데 이 기쁨이라는 단어를 통일로, 2절에서는 자유로 바꿔서 불렀습니다.

생방송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저는 ‘베토벤이 청각장애 때문에 자살했던들, 실러의 시가 없었던들, 분노 속에 미안하다고 먼저 갔던들, 아마 베토벤의 심포니 9번도 없었겠지만 160년 이후의 동서독 통일 때의 환희와 기쁨은 내가 누리지 못했겠구나.’ 그 때 느낌입니다.

後略.....우리 민족에게도 통일은 올 것입니다. 통일을 기다린지 65년이 지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리드리히 쉴러가 작사하고  베토벤이 작곡한 환희의 노래가 독일민족만의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압니다. 그날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찬송하고 작시하고 작곡하는 삶을 키워나가야 겠습니다.